IT 기술 관련/IT 관리 / / 2024. 3. 9. 09:53

개발자 면접 보러가서 느낀점

예전 아버지 세대처럼 평생 직장은 없다보니 IT도 이직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저도 회사(그놈의 태블릿이 뭐라고...)가 망하는 이유등으로 몇번 이직을 했고 계열사 분사등으로 강제 이직도 당해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맥이 아닌 새롭게 면접을 보러 다니면서 느낌점을 정리해 봤습니다. IT분야 취업이나 이직하시는 분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면접 시간. 주간? 야간?

보통은 주간 업무 시간에 하는게 보통입니다만, 일과 시간이후에 면접 시간이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게 제 사정과 맞물려서 시간을 낼수 없을때는 상관없습니다만, 그렇지 않고 회사쪽에서 그 시간을 먼저 제시했을때는 의심을 해보고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퇴근시간 이후인데 사람이 많이 있고 퇴근할 생각들이 없어 보이거나 저녁 식사를 하고 들어오고 있다? 거긴 야근이 많은 회사라고 볼수 있습니다.

주간시간이면 유심히 봐야할게 사무실에 개발자 같은 사람이 많은가 입니다. 대충 복장보면 영업은 아니겠다 싶은 사람들이요. 인력 파견이 전문인 곳은 주간에 가도 사무실이 텅비어있습니다. 기왕 인력 파견 얘기가 나왔으니 추가하자면 사무실소재지랑 다른곳으로 와서 면접을 보자고 하면 100%입니다. 

면접관들이 바로 진행을 하는지도 보시기 바랍니다. 헐레벌떡 들어온다던가 뒤늦게 한두명씩 들어오는 회사는 되게 바쁜 회사 입니다. 그 회사에서는 본인이 뽑히면 그 바쁜 일의 일부가 본인에게 떨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최악의 조합은 야간에 하는데도 면접관이 헐레벌떡 들어오는 것입니다. 

 

사무실에 뭐가 있는가?

저는 면접보기전이나 나중에 나올때 부탁 드려서 개발자 환경을 보고 옵니다. 이런걸 봅니다. 

사무실 환경?

사무실은 보통이 단단한 폴리싱 타일이나 시멘트 바닥등으로 되어 있습니다. 의자를 끌거나 사람들 다니는 소리도 많이 시끄럽습니다(죄송하지만 영업팀이 옆이면 죽음입니다). 반면 타일 카페트로 되어 있는 곳은 정숙한 편입니다(이것도 영업팀이 옆에 있는건 어쩔수 없음). 개개인의 호불호가 갈릴수 있겠지만 일단 저는 타일 카페트쪽이 직원들에 대한 배려를 하는 회사라고 판단합니다. 다른데 투자하고도 여력이 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재정도 좀 좋지 않을까 싶네요. 곳곳에 숯을 두거나 공기청정기를 둔 곳도 배려가 좋은 회사 입니다. 

책상은 크게 신경은 안쓰는데 다만 배치가 일렬로 있는곳은 좀 사람을 공장처럼 생각하는것 같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의자는 좋고 볼일이구요.

탕비실에 믹스랑 녹차만 있는곳은 복지가 좀 약한듯 합니다. 그런데 반면 간식이 많긴한데 너무 군대식으로 정렬된 곳은 전시용이라 먹기 어려운곳일수도 있습니다.

 

개발자 책상에 뭐가 있는가?

일단 노트북, 모니터, 책을 봅니다. 요즘은 개발자 맥북 제공 업체가 많이 늘어나긴 했습니다만, iOS 개발자에게만 지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니터도 모델이 제각각이면 개발자들이 같은 시기에 들어오지 않고 뜨문뜨문 채용되었다는 얘기 또는 퇴사자것을 인수인계 받아 쓰고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어느정도 규모 있고 투자하는 회사라면 모니터 제조사/모델이 비슷합니다. 물론 이건 보편적인 사항이구요. 어떤 회사들은 입사시에 일정 금액으로 지원해서 개발자가 자신이 필요한 장비를 구매하게 하는곳도 있습니다. 이런쪽은 예외입니다.

 

책은 업무 관련 기술 스택을 판단하기 좋습니다.

이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자바 개발자를 뽑는다고 해서 갔더니 개발자 책상에 파워 빌더 책이 잔뜩 있더군요. 이상하다 싶어서 면접때 물어보니 기존 시스템이 파워 빌더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이번에 자바로 전환해 볼까 생각중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파워 빌더를 공부해서 업무를 익힌다음에 틈틈히 자바로 포팅해 달라는 요구였습니다. 뭐 개발자 입장에서 호불호가 갈릴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내키지 않더군요.

이미 재직중인 분들의 선호 트렌드 및 기술 방향을 알수 있는 척도가 됩니다. 개발 조직에서의 장기 로드맵에 필요한 선행 기술 습득을 위해 구매하는 경우도 있으니 앞으로의 회사 방향성도 볼수 있겠습니다.

 

그외에도 피규어 등이 있긴 한데 처음에는 이런게 있는곳은 개발자 자유도가 높은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꼭 그렇지는 않더군요. 그냥 거기 경영진이 신경을 안쓸뿐이지 일은 빡센곳이였습니다(퇴근 못하면서 피규어를 보고 위로를 받는...).

회의실에서 면접을 본다면?

저는 회의실에서 면접을 보게 되면 화이트보드에 뭘 적었다가 지웠을지 봅니다(화이트보드 오래되면 자국 남잖아요). 어떤 업무를 하고 어떤 회의를 하는지 추론해 볼수 있습니다.

라꾸라꾸나 2층 침대가 있다면?

저는 일단 도망(면접 대충 보고 손절)칩니다. 야근이상으로 철야가 많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느 이통사 운영센터에 반영 작업이 있어서 가봤는데 거긴 운영자들이 교대로 야간작업을 많이 하다보니 한쪽 방에 군대식으로 라꾸라꾸를 일렬로 배치해 뒀더군요(자정쯤에 가서 그런지 반정도 채워져 있었습니다). 운영센터야 야간 장애/반영 작업때문에 교대 인력을 두고 운영하는게 당연합니다만 우리나라에서 개발 회사가 그렇게 한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면접을 보러 갔는데 라꾸라꾸가 있다? 입사해서 거기 눕는 본인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면접때 나오는 얘기

회사 소개가 장황한 곳은 좀 꺼려집니다. 뭔가 낚을려는 느낌? 회사에 대해서는 대부분 면접보러 가기전에 알아보고 가는데 굳이 그걸 리플레이 할 필요가...

 

개발 조직 구성이나  수익 구조, 주요 고객사에 대한 얘기도 들어보시는게 좋습니다. 특히 서비스 회사이면 인프라 조직이나 전문 인력이 있는지도 보면 좋구요. 기술 스택도 공고에 장황하게 써있겠지만 실제로는 그중에 몇개만 쓸테니 그걸 물어보는것도 도움이 됩니다. 예전에 AI, 빅데이터 한다길래 면접을 봤는데 그게 희망사항이더군요. 공고에 나온 얘기랑 다른걸 할수 있냐고 하거나 일이 더 늘어나는것도 경계하는게 좋습니다. 그런다고 연봉이 더 높아지진 않더군요.

 

이전 직장에서 넘어오면서 인수인계 한달이 필요하다고 했을때 난색을 표하는 곳도 꺼려집니다. 아무리 이전 직장이 마음에 안들어서 퇴사를 하더라도 IT세상은 좁은데 남은 동료들에게 인수인계는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동료들과는 문제가 없었다고 가정할때)? 그런 관리자에 대해서는 속으로 그럼 이회사는 나갈때 인수인계 안해줘도 된다는건가? 라는 생각을 합니다. 대부분 그런 관리자는 내로남불 인경우가 많습니다.

 

SI의 경우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언급된다면 그게 언제 시작해서 언제 종료인지 확인해 보는게 좋습니다. 종료가 1 ~2달 남은 프로젝트가 언급되고 있다면 뭔가 문제가 있는 그 프로젝트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 입니다. 아마 입사하자마자 파견을 얘기하거나 야근 모드로 돌변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일합격이나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언급되면?

면접보고 나왔는데 한두시간 뒤에 합격 통지를 유선으로 받은적이 몇번 있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해석합니다. '응시자가 나빼고 없었다. 얘라도 뽑아서 빨리 투입시켜야겠다.' 여기에 출근일자도 빨리빨리를 외치면 확실합니다. 이런곳은 갈 마음이 있다면 처후를 아주 좋게 협상하거나 아니면 피하는게 좋습니다. 

 

마무리

평생직장은 없습니다만 개발 관리자 입장에서 저는 1 ~ 2년 미만으로 이직을 자주하는 철새같은 개발자는 거르자 주의입니다(꼰대라고 하시면 님말이 맞습니다). 이직은 회사나 개발자 둘다 부가적인 일이라서 심사숙고해서 진행하는게 쌍방에 좋고 그게 잘못될 경우 개발자는 커리어에 타격이 크기 때문에 더 손해입니다. 이직하는걸 반복했을때 저같은 관리자는 색안경을 끼고 보면서 기회를 안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지요. 커리어에 손해보지 않는 만족할 이직을 위해서 위의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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