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개발자의 학력은 얼마나 중요할까요? 실력과 학력은 비례할까요? IT세상에서의 모호한 항목중 하나 입니다. 이문제를 논의할때 나오는 항목중에 전공 vs 비전공 얘기도 빼놓을수 없지요. 관리자 입장에서는 채용과 인사평가등에서 나름의 기준점이 되지만 개발 리더 입장에서는 잘못된 기준점이라는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최근에 그런 질문을 하는 젊은 개발자를 보고 생각나는 점을 정리해 봤습니다.
고졸? vs 대졸? vs 대학원졸?
비 IT 호봉제 회사면 고민할 문제 없이 학력이 중요합니다. 급여의 스타트 라인이 다르게 시작하거든요. 일은 같은걸 하는데 학력때문에 급여가 작다는 부분에 억울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럼 IT계열은 다를까요? 연봉제 회사라도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라면 그 내부에는 호봉제와 유사한 급여 한도가 정해져 있는게 대부분입니다. 그 회사내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그 스텝을 매년 뛰어넘어서 극복하는 분들을 몇분 봤습니다만 극히 일부분이였습니다. 잡은 고기 먹이 안준다고... 그래서 그 한계에 봉착해서 이직을 하게 되면 더 골치아파 집니다.
채용하는 사람 입장에선 생판 모르는 사람 둘의 이력서를 놓고 봤을때 그 서류의 몇 내용과 언변으로 실력을 체크하기 어렵습니다. 이때 대동소이하면 학력을 보죠. 여기서 억울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유야 어떻게 되든 불합격 통보를 받으면 학력에 자신없는 분들은 그것때문에 떨어졌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떨어지게 됩니다.
재직중에도 순탄치 않습니다. 직책자를 임명해야 할 경우에도 둘이 큰 차이가 없다면 학력에 손을 들어주는 회사가 많습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높은 학력의 개발자가 속된말로 삐져서 이탈하게 되는게 두렵거든요. 그리고 대학원졸 정도면 대학원 재학을 이유로 문제 해결 능력이 높다고 판단하는 관리자는 흔합니다.
실력을 둘째치고 기회가 있을때 그 기회를 받지 못하는 부분에서 학력은 되게 불리한 요소가 됩니다. 따라서 엄청 높은 학력이 아니더라도 경쟁자들과 유사한 수준으로 만들 필요가 있게 됩니다.
어떤 부분에선 오히려 높은 학력이 방해가 되는 상황도 발생하게 됩니다. 제가 본 사례에서는 작은 IT 기업이였는데 대학원졸업자에 대해 깊은 관심이나 애정이 없었습니다. 왜 그런가 물어봤더니 '석사까지 나왔는데 여기 오래 있겠어? 다른데로 넘어가겠지'가 관리자의 생각이였습니다. 아닐수도 있는데 오히려 이런 관리자의 생각이 그 친구의 이직을 가속화 하는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들더군요.
마이스터고는 다를까?
고등학교때부터 IT 영재를 양성하는게 목적입니다. 스프링, 자바, 디비 등등을 고등학교때부터 배워요. 그러면 뭔가 더 좋지 않을까 싶어서 아예 그쪽으로 진로를 잡는 중학생들을 더러 보긴 했습니다. 물론 같은 또래에 비해 배운 지식이 더 많은건 사실입니다만 그건 신입 사원들급 수준에선 대동소이 합니다. 학교와 회사는 다르기 때문에 결국 다시 필드 지식을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 친구들도 주말에 산업대학교등을 다니면서 학력을 대졸까지로 늘립니다. 즉. 특성화고를 마치는건 그냥 그 친구의 진로를 미리 정했다 뿐이지 사회생활을 하려면 고졸은 탈피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사회가 바뀌지 않는 이상 마이스터고만 나왔을때 학력에 대한 부조리함을 느끼기 쉽습니다. 참 거시기 하죠.
전공 vs 비전공?
이것도 논란이 많습니다만 근데 저는 심플하게 봅니다. '전공은 그래도 4년동안 관련 지식을 배우고 주 관심사가 IT분야 였던 사람들이고 비전공은 아니다' 입니다. 그냥 용어 몇개는 더 알겠구나 정도랄까. 신입 사원초기에는 특성화고 졸업생들과 비슷하게 몇가지를 좀 더 알 뿐이지 그 다음은 하기 나름입니다. 비전공자들도 대부분 IT 개발자가 되려면 학원등은 거쳐서 오게 됩니다. 아예 모르진 않아요. 다만 그 깊이와 넓이에서 약간의 격차를 보이는것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실력 vs 학력?
전공도 농땡이 피우면 그 밑천은 4년안에 고갈됩니다. 개발 리더 관점에서 얘기하자면 학력 좋은 애는 다시 뽑을수도 있고 이력서로 검증이 가능하지만 실력 좋은 애는 나가면 다시 뽑을수 없습니다. 그리고 당장 뭘 만들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에선 당연히 실력있는 친구가 필요합니다. 신입들을 가르치고 그들이 성장할때 제가 느낀건 실력의 차이 = 절박함입니다. 개발자 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노력을 하는지가 그 친구들의 전공 여부를 극복하고 실력이 느는지의 결과로 연결되더군요. 정상적인 개발 리더라면 실력 있고 노력하는 친구들에게 뭐 하나라도 더 챙겨주거나 기회를 주게 됩니다.
si vs 솔루션 vs 서비스 별로는?
SI는 학력 낮으면 투입인력 프로필에서 등급이 까이기 때문에 단가가 줄고 결국 본인에게 가는 돈도 줄죠. 법을 바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아닌 회사를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고 토탈 용역비를 관리하는 형태가 더 적합하지 않을까요. 암튼 SI는 학력 낮으면 불리하기만 하고 장점은 1도 없습니다. 실력 좋다고 뭘 더주진 않아요. 아마 옆 동료가 사고친거 매워달라는 PM의 부탁이 더 늘어날테니 그쪽분야는 비추 입니다. 솔루션, 서비스 분야가 오히려 학력보다는 실력이 더 우선시 되기 때문에 학력의 불합리를 극복하시려면 그쪽 분야를 추천합니다. 물론 채용 관문은 넘어섰다는 가정이고 연봉 스타트 관련 부분은 변함 없습니다.
AI 등의 분야에서 대졸? 학원?
최근에 AI 관련 수요와 시장이 커지면서 대학생때부터 그쪽으로 고민하시거나 학원들이 창궐하고 있는데 저는 좀 상술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AI 쪽으로 제대로 개발한다는 곳의 개발자들은 거의 대부분 전공 대학원생 이상입니다. 그거 아니면 그냥 오픈소스로 있는 라이브러리 조합해서 서비스에 입히는 분야라서 코어쪽은 아닙니다(수요가 있겠습니다만... 본인이 하고 싶다면야) . 옛날에는 데이터 학습등에서 좀 수요가 있었습니다만 비용 절감을 위해서 동남아시아쪽으로 외주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거보면 예전에 제 IT 생활 시작때 생각이 나는데 이것만 하면 몸값이 올라간다 이것만 하면 평생 먹고살수 있다라고 해서 대학과 학원으로 몰려가던 때가 있었습니다. 특히 학원쪽은 자바, 자격증은 시스코 라우터 자격증이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ㅎㅎㅎ. 정말 뭘 만드는게 좋아서 개발자를 하실 분들은 주변 홍보나 트렌드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쪽을 잘 고민해서 방향을 잡으시기 바랍니다.
마무리
개발 리더 입장으론 실력, 관리자 입장으론 학력이 우선이라고 얘기하는게 좀 안타깝긴 합니다. 이 사회가 계속 바뀌어야 할 부분이라고도 생각합니다만 아직 멀었어요.
개인적으로는 현시점에서는 방통대든 사이버 대학이든 어느정도 형식상의 학력은 갖추는걸 추천 드립니다. 학력으로 인해 개인의 능력을 증명해볼 기회도 얻지 못하는건 아쉬우니까요. 그리고 그 학력에 걸맞거나 그 이상의 실력을 키우는 노력을 하길 바랍니다. IT 개발자라는 생활이 한번 배운걸로 평생 써먹을수 있는게 아닙니다. 이렇게 일관된 생활을 한다면 앞으로의 개발 회사 문화는 실력을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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